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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홉] GQ / VOGUE 인터뷰 2021
    BTS/JHOPE.RM 2021. 12. 21. 20:25

    방탄소년단 제이홉 "어렵다고 해도 즐겨요"

    나는 여러분의 홉, 여러분은 나의 홉, 제이홉.

     

     

    GQ 흥이 많으시더라고요.
    JH 흥을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해요.
    GQ 주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던데요. 제이홉이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라고 많이 얘기해요. 그렇지만 우울하거나 힘든 순간도 있겠죠?
    JH 가장 크게 느끼는 순간은 스스로 한 단계 레벨업하려고 노력할 때 그래요. 그때는 제이홉보다 정호석으로서 생각하려 해요.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타이밍이죠. ‘제이홉이어서 밝고 긍정적이다’라는 건 너무나도 모순적인 느낌이 들어요. 나는 인간 정호석이고, 나도 우울할 수 있고 울 수 있고 짜증이 날 수 있다고 받아들여요. 그런 마음가짐이면 극복이 돼요.
    GQ 콜드플레이와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많이 닮았어요. 함께 작업하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JH 되게 많았죠. 콜드플레이니까요. 처음 대면하는 순간부터 인상 깊었어요. 저희도 선한 영향력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콜드플레이는 그 이상인 것 같았어요. 크리스 마틴은 자기 생각을 실천하겠다는 열정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어요. 존경심이 들더라고요. 환경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실생활까지 많은 것을 신경 쓰더라고요. 나도 그래보자고 생각했어요.

     

     

    GQ 직접 ‘실천해보자’ 마음먹은 것도 있어요?
    JH 일회용품을 줄이려고 텀블러를 사용해봤는데 힘들더라고요. 우선은 사소한 것부터 노력하고 있어요.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제대로 한다든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요.
    GQ ‘치킨 누들 수프’를 만들 때 춤, 의상, 영상, 모든 파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아이디어를 나누고 실현하는 과정은 어땠어요?
    JH 제가 가장 즐거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거예요. 저는 하고 싶은 걸 만들어가며 결과물이 나오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 같아요. 우선 제작 과정 자체가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춤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어요. 춤에 대한 열정, 사랑이 가득했던 추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공들여 다듬었어요. 결과물도 만족해요. 물론 100퍼센트 만족이라는 건 없지만 그래도 제가 한 작업물 중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GQ 상상을 실현시키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아요?
    JH 어렵다고 해도 즐겨요. 항상 새로운 걸 해보려고 해요. 시도 자체를 좋아하니까 추상적인 시도가 구체적인 결과로 가는 과정에서 오는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여요. 그로 인해 성장하니 즐길 이유가 있죠. 예를 들어 처음에는 영어가 미숙해서 소통이 잘 안 될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더 공부해서 더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하면 훨씬 재미있는 시너지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파생돼 나가는 거죠.
    GQ ‘치킨 누들 수프’에는 힙합적인 무드가 가득해요. 어릴 때부터 힙합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요?
    JH 춤을 추면서 처음 들었던 음악이 (웹스터, 영 비의 원곡) ‘치킨 누들 수프’였어요. 그 노래로 저의 안무가 시작됐죠. 그런 향수 덕에 저의 ‘치킨 누들 수프’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춤출 때 나오는 음악, 많이 들었던 음악은 흔히 말하는 본토 힙합이었거든요. 그런 음악을 계속 듣고 춤을 췄기에 힙합적인 요소들을 몸이 기억해요.

     

     

     

    GQ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3억 500만 뷰를 돌파했어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JH 스스로 결과물에 안주하면서 살지는 않으려고 노력해요. 앞서 말했다시피 새로운 결과물에 대한 욕심도 꾸준히 있고. 새로운 걸 계속 좇다 보니까 음악적으로도 성장하고, 발전이 생기고, 미숙했던 부분들이 다듬어지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거겠죠.
    GQ 도전할 때, 결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어요?
    JH 결과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요.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보다는, 내 거를 했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는 편이에요. 내 것을 했다.
    GQ 또 다른 개인 작업도 준비 중이에요?
    JH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에 많은 딜레마가 있기는 했어요. 슬럼프도 있었고요. 스스로 한계에 탁 부딪히더라고요.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까, 계속 생각하다가 지금껏 작업한 작업물들을 싹 갈아엎었어요. 지금은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는 거죠. 최대한 빨리 ‘새로운 내 것을 만들고 싶다’라는 욕심을 품고 작업 중이에요. 스스로 정해둔 데드라인도 있고.
    GQ 새로운 도전일까요?
    JH 네. 너무 큰 도전이에요. 그 도전을 하면서 또 한계에 부딪히고 있고요. ‘이게 진짜 어려운 거였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은 여기까지인가?’라면서 느낌표와 물음표를 반복적으로 주고받는 상태예요. 트렌드에 융합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아졌고, 그래서 의견을 아예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으니까 계속 왔다 갔다 해요. ‘어떡하지?’ 싶을 때가 많죠. 그래도 그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시기라고 여기고 있어요.
    GQ 고민이 많군요.
    JH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완벽하게끔 하려다 보니까 힘든 부분이 당연히 있는 거겠죠.

     

     

    GQ 디테일에도 많이 신경 쓰는 편인가요?
    JH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용부터 시작해서 흐름까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죠.
    GQ 2년 만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요. 아미들, 팬들 앞에 마주 섰을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뭘까요?
    JH 늘 콘서트를 시작할 때 하는 인사가 있어요. 그 인사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시 해보고 싶어요. “나는 여러분의 홉, 여러분은 나의 홉, 제이홉!” 이렇게 외치는 게 있는데 그렇게 크게 외치면 다시 돌아오는 그 에너지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요. 그 함성을요.
    GQ 그 함성에 대한 갈증이 크죠?
    JH 너무 크죠. 이번에 오프라인 콘서트를 한다고 해도 그 갈증은 충분히 해소가 안 될 것 같아요.
    GQ 생각해둔 무대 위 제이홉의 모습이 있나요?
    JH 음악을 만들 때부터 무대 위 모습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써 내려가야 할지 선명하게 그려지더라고요. 무대에 오른 후에도, 오르기 전에도 굉장히 신경 쓰죠.
    GQ 영감은 어디서 얻어요?
    JH 다양한 아티스트의 공연을 찾아봐요. 최근에도 한번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스파크가 탕하고 튀어 올랐어요. 그 순간 열정이 타오르고 도전 정신이 생겨요.
    GQ 의상도 직접 생각하고요?
    JH 무대를 떠올릴 때 의상은 빼놓을 수 없죠. 미숙하지만 배우려고 노력하는 분야 중 하나예요. 의상 스타일링 역시 무대를 채우는 데 중요한 부분이고, 놓쳐선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GQ 평소 패션에 관심 많잖아요.
    JH 예쁜 옷을 입고 거울을 봤을 때 어떤 분위기와 느낌이 있고 그 순간의 내 모습이 좋아요.

     

     

     

    GQ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어보면, 멤버 각자가 느꼈던 10대의 감정과 20대의 감정이 진솔하게 녹아 있어요. 곧 20대 후반이 되어가는데 지금은 어떤 감정을 느껴요?
    JH 슬퍼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앞자리가 ‘2’가 됐든, ‘3’이 됐든, ‘4’가 됐든 실질적으로 변하는 건 없을 것 같다고도 생각해요.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마음 편하고. 그게 바로 인생이잖아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게 많다고 마음 먹으니까 나이에 대한 감정이 많이 사라지긴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슬퍼요.(웃음)
    GQ 지난 8년의 시간 동안 제이홉이 아닌 정호석으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JH 저는 정호석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제이홉이라는 사람으로 데뷔를 하고, 제이홉이라는 시간을 가지면서 정호석이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다는 걸 오히려 알았어요. 어떻게 보면 냉정하기도 하고 차가울 때도 있고 그런 부분을 스스로 보면서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새삼 알아갔던 것 같아요. 제이홉이라는 친구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부분인 거고. 정호석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정할 수 있어서 든든합니다.
    GQ 미래를 떠올릴 때 설렘과 두려움 중 어느 쪽 감정이 크게 드나요?
    JH 요즘은 생각이 매일 바뀌어요. 기쁘다가도 갑자기 되게 우울하고, 수없이 왔다 갔다 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것이 두렵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은데, 요즘은 다시 설레는 마음에 불씨가 튀어요. 팬들 만나는 순간도 오고, 지난 2년 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 일시 정지됐던 순간을 다시 이을 수 있는 시간이 오니까, 두려움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래를 떠올릴 때 설렘과 두려움 중 요즘은 “설렘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G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더 있어요?
    JH 크게 목적을 두고 앞을 바라보지는 않아요. 흐르면 흐르는 대로,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받아들이고 사니까 즐거워지더라고요.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자는 게 커요. 그래도 그래미 어워드는 받으면 좋겠네요.(웃음)

     

    ( https://www.gqkorea.co.kr/2021/12/21/bts-제이홉-어렵다고-해도-즐겨요/ )

     

    제이홉이라는 희망의 세계

    2021.12.21
     
     

     

    제이홉, ‘희망’이란 이름의 청춘 백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제이홉에게 크리스마스이브는 조금 더 특별하다. 2010년 12월 24일. 연습생이 되기 위해 광주에서 상경한 그날, 전국은 30년 만의 한파가 시작되었다. 모든 게 낯선 열여섯 소년은 어두운 숙소에 누워 어떤 꿈을 꿨을까? 긴 겨울이 끝나고 마침내 방탄소년단의 시대다. “잠깐 눈 감았다 뜨니까 방탄소년단이네요.”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제이홉이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온라인 콘서트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 <보그>의 촬영에 나선 그는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찬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 같은 눈부신 여름 한가운데서 그는 희망을 노래한다. 제이홉이 안내하는 희망의 세계, ‘Hope World’는 2018년 발매된 그의 첫 번째 솔로 믹스테이프 제목이기도 하다.

    “제 첫 작업물이고 일종의 명함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어떤 바이브를 가진 사람인지, 음악적 방향은 어떤지 보여주고 싶었죠.”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빌보드 200) 2주 연속 진입의 기록을 세운 그는 2019년 ‘치킨 누들 수프’로 빌보드 ‘핫 100’에 올라 세계적 인기를 이어갔다. 베키 지(Becky G)가 피처링에 참여한 이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현재 3억1,300만 뷰가 넘는다. 최근 그는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이 협업한 ‘My Universe’의 작사·작곡에 이름을 올리면서 RM, 슈가와 더불어 빌보드 핫 100 1위 총 세 곡에 참여한 한국 최초의 뮤지션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했다. 2021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와 협업을 펼쳤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방탄소년단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다.

    2017년 4월, 제이홉은 RM과 함께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팬으로서 그들의 공연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스타디움 콘서트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풀어가는지 궁금했거든요. 콜드플레이는 스타디움 월드 투어로 유명한 아티스트였고, 그건 저희의 꿈이기도 했어요.”

    ‘스타디움 월드 투어’라는 이들의 꿈이 실현된 건 그로부터 1년여 만이다. 2018년 8월,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첫 문을 연 ‘Love Yourself’ 투어는 도쿄 돔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북·남미 20개 도시를 오가며 10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어진 2019년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투어에서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올랐다. 당시 솔로 무대 첫 주자로 나선 제이홉은 ‘Trivia 起 : Just Dance’에 맞춰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월드 비즈니스의 핵심, 섭외 1순위 매진’이라는 ‘MIC Drop’의 가사는 숱한 도전 속에서 K-팝의 새 역사가 된 이들에겐 허세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모두가 방탄소년단과 함께하길 원한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꿈이 이뤄진 것만 같다”고 설렘을 전한 바 있다. 이 전설적인 영국 록 밴드의 보컬은 제일 좋아하는 곡으로 제이홉의 ‘치킨 누들 수프’를 꼽기도 했다. 해당 뮤직비디오에서 제이홉은 어린 시절 사진을 넣은 아이스 목걸이에 양손에는 태극기 반지를 끼고 50여 개국의 댄서들과 춤을 춘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가수를 꿈꾸며 광주 금남로와 충장로를 춤으로 주름잡던 언더그라운드 톱 댄서. 많은 것이 변한 지금도 춤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연습실에서 혼자 춤에 몰입하는 제이홉의 표정은 무대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 공간(연습실)에 들어서면 막중한 책임감으로 시작해서 과거의 여러 기억이 떠올라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연습실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화장실에 가는 것. “일단 비워낸 다음 몸을 풀죠(웃음). 가볍게 오늘 연습해야 할 음악을 들으면서 그 바이브와 느낌을 몸속에 입력해요. 그러면서 집중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예전만큼 오래는 못해요. 그땐 춤에 미쳐 있던 시기라서… 지금은 즐길 정도로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파는 스타일이라 상황에 따라 연습 시간은 달라져요.”

    전 세계를 오가는 방탄소년단의 활동 중에도 곡 작업은 계속된다. 제이홉은 상상 속 이야기보다 자신의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타입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앨범 작업을 하면서 배우는 게 많아요. <Love Yourself> 앨범 곡을 쓰면서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됐고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요즘은 어떤 게 행복인지 물음표예요. 때로는 강아지나 동물 같은, 말도 안 통하는 작은 생명이 저에게 주는 위로가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하더라고요. 사소하지만 그런 데서 큰 행복을 느껴요.”

    그는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 된 그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 휴식일 것이다. “사실 집에 혼자 있을 땐 생각보다 뭘 안 해요. 활동 중에 너무 많은 것을 하니까 쉴 때는 그냥 가만있는 것 같아요. TV도 보고. 원래 생활 패턴이 규칙적인 편인데 가끔은 정오까지 늦잠을 자기도 하고요.” 물론 음악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있다. 곡 작업은 어느새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건 쉴 때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더라고요.” 워커홀릭다운 답변이다.

    그 역시 자신의 다음 믹스테이프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구보다 성실한 그는 스스로 정해둔 데드라인에 엄격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결과물이다. 제이홉은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고 말했다. “사실 전 춤을 통해 음악을 접한 경우잖아요. 음악적인 부분은 아직 디렉션이 필요해요. 최근에 많은 프로듀서분들을 만나 제 음악을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딜레마에 빠졌어요. 내가 잡은 음악적 방향성이 어려운 거였단 걸 깨달으면서 심하게 멘탈이 흔들리더라고요. 이걸 빨리 해결하고 싶은데 표현이 잘 안되니까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자괴감도 들었고요. 점차 극복해나가는 중이에요.” 제이홉은 지금껏 만든 수많은 곡을 전부 목록에서 삭제하고,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하나다. 극복될 때까지 계속 시도해보는 것.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이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2년 만에 열리는 대면 콘서트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LA’를 앞두고 “긴장되고 설렌다”고 말한 제이홉은 LA 소파이 스타디움 역사상 처음으로 4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고 미국 최대의 연말 음악 축제 ‘징글볼 투어’ 무대에 올랐다. 11년 전 가수가 되고자 고향을 떠나온 소년은 ‘그래미 어워드’의 후보가 되어 또 한 번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한다.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후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어요. 늘 뭔가를 준비하거나 연습했고, 데뷔 후엔 연말 활동 준비로 바빴죠. 작은 소망이지만 올해는 가족과 함께 조용하고 경건하게 성탄절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이홉은 자신의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그 첫 문장은 ‘나를 이끌어준 사람들에게’가 될 거라 말한 적 있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은 바로 그런 인물들이다. “결국 나를 좋아해준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제 곁에 있는 여섯 명의 멤버들을 포함해 가족, 주변의 스태프, 소중한 팬분들. 저 혼자서는 아마 불가능했을 거예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주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다 보이더라고요. 저는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그들의 온기와 진심 어린 마음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것 같아요. 제가 인복 하나는 타고났죠.” 제이홉은 자신과 방탄소년단에게 찾아온 행운과 성공에 대한 공을 자신을 둘러싼 좋은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에 돌렸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받은 그 엄청난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돌려줄 차례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소명 의식이다.

    “무대에 올라 팬들과 마주할 때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춤을 봐주고 내 노래를 들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존재한다는 걸 확실히 느껴요. 그게 제이홉이기도 하고, 정호석이기도 하면서, 온전히 ‘나’로서 즐길 수 있는 순간이죠.”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다시 이 시절을 되돌아본다 해도 제이홉은 분명히 지금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정호석’이라는 책의 마지막 문장이 무엇이 되길 바라는지 물었다. “‘내가 이끌어준 사람들’.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내가 이끄는 소중한 순간과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기까지지만 제이홉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친애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제이홉의 밝고 원대한 희망의 세계.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달콤한 꿈이다.

     

     

    GQ 인스타그램

     

     

    VOGUE 인스타그램

     

     

     

    GQ 비하인드 컷 ( https://www.gqkorea.co.kr/2022/01/07/지큐-1월호-방탄소년단-비하인드-컷-공개/?ddw=101884&ds_ch=twitter&utm_source=twitter&utm_medium=SNS )

     

     

    VOGUE 비하인드 ( https://www.vogue.co.kr/?p=264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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