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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민] GQ / VOGUE 인터뷰 2021
    BTS/JIMIN.V.JK 2021. 12. 21. 20:43

    방탄소년단 지민 "공연은 단순히 보여지는 퍼포먼스가 아니예요"

    늘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달린다. 그래서 어제보다 더 또렷하게 빛나는 지민의 오늘.

     

     

    GQ 팬 이벤트인 2021 BTS 페스타의 ‘아미 만물상점’ 콘텐츠에서 자신의 버릇을 묻자 “잡생각”이라고 답했죠. 그리고 취미에 대한 질문에는 “누워 있기”라고 했는데 좀 흥미로웠어요. 누워서 잡생각이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상을 하기에 완벽한 조합일 수밖에 없잖아요. 요즘도 그렇게 생각이 끊이질 않나요?
    JM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부터 차분함이랄까, 혼자만의 시간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는데 어느 정도 그렇게 됐어요. 별생각 없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
    GQ 어떻게요? 무슨 계기가 있었나요?
    JM 몸을 쓰고 땀 흘리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요즘 러닝에 빠졌어요. 밤 시간에 주로 뛰곤 해요. 시원한 바람을 맞고 풀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동안에는 온갖 잡생각이 싹 사라져요.
    GQ 지난여름 SNS에 “예쁜 풍경들을 보면서 뛰고, 땀 흘리는 게 저한테 많은 변화를 준 것 같습니다. 생각이 많았던 것도 덜 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죠.
    JM 기억나요. 그 무렵에 뛰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열심히 달리다가 멈춘 뒤에는 숨을 고르며 노래를 들어요. 10분이든 30분이든. 그러고는 다시 뛰어서 집으로 돌아와 개운하게 씻고 잠을 자요. 이러는 게 습관처럼 돼서 자기 전에 뛰어야 하루를 제대로 마무리한 것 같아요. 어제요? 당연히 뛰었죠.
    GQ 일상도, 내면도 건강하고 생생하게 유지하는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그런가 하면 ‘아미 만물상점’에서 균형 있게 다부진 몸을 만들기 위해 크로스핏에 도전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자연스럽게 춤에서 달라진 부분도 있을까요?
    JM 크로스핏을 하다가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춤을 출 때 전보다 안정감이 들어요. 코어에 힘이 생겼는지, 몸의 중심이 잘 잡히는 게 느껴져요.

     

    GQ 아까 공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방탄소년단이 이룬 결실과 기록을 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과거에는 막연한 꿈이나 허무맹랑한 상상이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 하나하나 현실화된 순간을 여럿 경험하지 않았을까, 그건 어떤 기분일까.
    JM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순간이 정말 많아요. 콘서트장의 규모가 점점 커진 것도, 해외 팬들이 우리말로 노래를 같이 불러준 것도 그랬고, 무대에서 공중을 누빈 기억도 생생해요. 개인적으로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순간도 있어요. 무대에선 생각보다 관객의 얼굴이 눈에 잘 들어오거든요. 처음에는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던 분들이 공연이 끝날 때쯤 웃고 계시는 걸 보면 전율이 확 감돌아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이런 경험이 계속 무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GQ 그렇게 믿기지 않는 순간을 몇 차례 마주하면서 스스로 깨달은 게 있다면요?
    JM 자신이 그렸던 꿈에 가까워졌거나 그걸 이뤘다고 해서 멈추면 안 돼요. 만약 저희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처음 공연을 했을 때 ‘이제 됐다’라고 만족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하고 싶은 걸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끊임없이 있다 보니 조금씩 변화를 만들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GQ 현재 욕심을 내거나 잘하고 싶은 건 뭐예요?
    JM 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편인데 요즘은 멀리 생각하진 않아요.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일단 2년 만에 하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GQ 예전 인터뷰를 보면 지민 씨는 공연하는 것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요. 그런 점에서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없었던 2년 사이 ‘공연’이란 단어가 주는 감정의 진폭이나 의미가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때요?
    JM 의미가 더 부여됐다기보다는 그리움이 커졌어요, 굉장히.
    GQ 어떤 부분이 특히 그리워요?
    JM 공연이라고 하면 ‘교감’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공연은 단순히 보여지는 퍼포먼스가 아니에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광범위한 감정과 느낌을 저뿐 아니라 멤버들, 관객분들, 스태프분들 모두 같이 공유하거든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이런 교감을 한동안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하는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고, 무대에 섰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무척 궁금해요.

     

     

    GQ 무슨 옷을 입었는지에 따라 같은 곡도 다르게 들리죠?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오늘 화보 의상 중 하나를 무대에서 입는다면 어떤 스타일의 곡에 어울릴 것 같나요?
    JM 지금 입고 있는 깔끔한 블랙 셔츠와 팬츠를 보자마자 ‘Black Swan’이 생각났어요. 또 나름 도전적이었던 핑크 의상은 ‘Dynamite’나 ‘Filter’에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GQ 방탄소년단의 노래들로 채워 자신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든다면, 오프닝 장면에 어떤 노래를 선곡하고 싶어요?
    JM 당연히 ‘No More Dream’이죠. 저희 데뷔곡이니까. 팬분들도 공감해주실 거예요.
    GQ 데뷔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과 많이 다르겠죠? 그 때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건 무엇이었나요?
    JM 당연히 멤버들 그리고 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큰 주목을 받거나 팬분들이 많았던 게 아니었으니 이 일을 하고 싶다, 해야 한다, 그거 하나로 멤버들과 똘똘 뭉쳤어요.
    GQ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민 씨의 솔로곡 ‘Serendipity’를 꺼내 들으며 위로와 힘을 얻는다는 사람이 제 주변에 많아요. 누군가는 “연고같은 노래”라고 말하더군요.
    JM 아, 너무 감사한 말이네요.
    GQ 이처럼 자신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JM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받아요. 물론 좋은 영향들이죠. 제 의견을 낼 때 한 번 더 생각하거나 팬분들에게 들은 이야기들 중에서 좋았던 건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해요. 또 UN 연설을 직접 준비하면서 환경 이슈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저보다 어린 팬분들이 환경 문제에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자극을 받았죠. 나는 평소 환경 보호를 위해 뭘 하는지, 분리수거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어요.
    GQ 어느 때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엄청난 힘이 되기도 하는 시기잖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요?
    JM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어디서든 무엇이든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언젠가 알아줄 거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GQ 온기 어린 말이네요.
    JM 이런 이야기는 사실 어려워요.
    GQ 어쩌면 스스로가 그 말의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일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지민 씨의 솔로곡들이 글로벌 주요 음원 플랫폼들에서 센세이션한 기록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이어졌죠.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JM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자만할 것 같아서. 저는 아직도 많이 부족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GQ 곡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JM 일상이나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데 한동안 고립되어 있던 탓에 작업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최근 들어 정국이한테 보컬 코칭을 받으면서 이것저것 해보는 중이에요.
    GQ 앞으로 선보일 곡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같아 물어보는 거예요. 요즘 지민 씨의 세계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어요?
    JM 음, 추상적인 것들로 많이 채워진 것 같아요. 이를테면 많은 사람의 관심사인 관계 같은 게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들여다보고 싶어요. 이런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GQ 춤은 어때요? 이전 인터뷰에서 “춤은 나만의 세계이자 나만의 공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자신에게 춤이란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나요?
    JM 네, “나만의 세계”라는 말이 정말 맞아요. 춤을 처음 배웠던 때처럼 여전히 춤을 추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하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구나, 그럴 수 있구나, 느껴요.
    GQ 가장 최근에 언제 그런 기분을 만끽했어요?
    JM 며칠 전에 마친 온라인 콘서트의 리허설을 했을 때요. 오랜만에 멤버들과 땀 흘리며 춤을 추는데 그때 되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어요.
    GQ 그나저나 머리를 길게 길렀어요.
    JM 안 해봤던 것을 해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기르기 시작했어요. 도전인 셈이죠.
    GQ 그 도전 성공했네요. 잘 어울려요.
    JM 귀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는 게 자꾸 신경 쓰이지만 그래도 좋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찰랑찰랑한 느낌도 기분 좋고 손으로 머리를 자주 쓸어 넘기는 습관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전보다 더 편해요.
    GQ 그거 전매특허죠? 지민 하면 무대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는 모습을 빼놓을 수 없던데요.
    JM 하하. 앞으로 더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https://www.gqkorea.co.kr/2021/12/21/지민-공연은-단순히-보여지는-퍼포먼스가-아니예요/ )

     

    지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2021.12.21
     
     

     

    한 번 눈과 귀에 담으면 잊을 수 없는 지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

    최고가 되기보다 유일한 존재이고 싶다는 말은 대중 예술가의 클리셰다. 한 번 눈과 귀에 담으면 잊을 수 없는 지민의 캐릭터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하다. K-팝 보이 그룹의 춤이 대개 힙합과 스트리트 댄스의 교집합에서 탄생한다면 그는 여기에 현대무용의 유연함을 가미한다. 여성 보컬도 소화하기 힘든 지민의 높은 음역대는 방탄소년단의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무기다. 파워풀한 힙합을 기반으로 하던 방탄소년단이 세태 비판으로부터 청춘, 사랑, 실존, 일상의 긍정을 통한 희망과 화합 등으로 주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지민의 대담한 감정 표현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아이돌의 생명력이 대중의 젊은 피를 뜨겁게 달구는 열정에서 나온다면, 그것을 향한 애정을 열광으로 숙성시키는 데는 여전히 서정성이 필요하다. 웃으며 농담을 할 때조차 조금은 꿈을 꾸는 듯한 그의 말투와 표정이 팬들의 가슴에 불러일으키는 노스탤지어를 아마도 지민 자신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스타의 자리가 어울리는 사람, 무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 연민과 선망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매혹적인 존재가.

    <보그> 촬영에서 지민은 첫 의상으로 강렬한 분홍 수트를 골랐다. 우리와 대화할 때는 수줍지만 무대에선 무자비하리만치 과감한 지민다운 선택이다. “저는 단색의 깔끔한 옷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도전을 해봤어요. 재미있었어요. 소화하기는 어려웠지만(웃음). 저는 옷을 좋아하지만 사실 팬분들한테 보여주는 재미로 쇼핑을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입고 보여줄 데가 없으니까 운동복밖에 안 사요.”

    기록만 보면 방탄소년단의 지난 2년은 화려했다. 신곡의 연이은 성공으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민은 그 시간이 정체기라 느꼈다. 절정의 무대를 경험하던 중 맞은 팬데믹과 기약 없는 기다림은 방탄소년단과 아미 모두에게 고통이었다. <보그>가 방탄소년단을 만난 건 그들의 대면 콘서트 소식에 세상이 들썩이던 때다. 팬들뿐 아니라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고립의 시대를 종언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정작 멤버들은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2년이란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어요.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제가 해온 게 이것(무대)뿐이더라고요. 그저 그것만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그 일을 못하게 되니까, 어린 제가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제가 살아온 나날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슬펐어요. 말 그대로 정체기였죠. 관객의 피드백이 없으니까 열심히 한다고는 해도 뭔가 애매하고 전부 리허설 같은 느낌. 현실감이 없었어요. 최근에 온라인 콘서트를 하면서 ‘이게 괜찮나?’ ‘아,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게 우리가 추구하던 무대가 맞나?’ 콘서트를 연습으로 생각진 않지만 직접 부딪치면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이런 고민은 현재 그들에게 쏟아지는 ‘다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도 닿아 있다. 그들의 음악은 힙합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디스코, 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Dynamite’ ‘Butter’ ‘Permission to Dance’로 이어지는 최근작은 그들의 대중성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나 보려는 극단의 실험 같기도 했다. 초기의 거칠고 자유분방한 색깔을 사랑한 팬들은 글로벌한 주목도와 그에 따른 책임감이 메시지의 한계를 초래하진 않을까도 우려한다. “새로운 뭔가를 찾아야 하나,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재정비해야 하나. 어떤 음악, 스타일, 춤을 보여줘야 할까, 여러 고민이 뒤섞여서 풀어가야 할 게 많아요. 다시 이런 고민거리가 많이 생겨서 즐겁습니다.”

    보컬로서도 지민은 스스로에게 숙제를 부여했다. ‘Serendipity’의 부드러운 발라드 창법이나 ‘Filter’의 몽환적 팔세토, 최근 팝 넘버의 청량한 고음까지, 그는 보컬로서 자주 변화를 시도했다. 가수에게 창법을 바꾼다는 건 지문을 갈아내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 쉽지 않은 일을 여러 번 겪었음에도 그는 또 다른 변화를 갈구한다. 그에게 보컬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물었을 때다.

    “제 보컬에 만족하기는 어려워요. 기교가 많이 들어간 곡은 저도 좋긴 한데 컨트롤이 어렵고 라이브 때 고통스럽기도 해서 방법을 찾는 중이에요.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데 개성부터 찾은 셈이죠.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담백해지려 하고. 그 과정이 힘들면서도 재미있는 게, 막내(정국)가 메인 보컬로 잘해주고 있는데,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고민해줘요. 그런 대화와 고민이 행복해요.”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분석해 계량화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공식을 세운다 해도 적용은 어려운 지점이 이런 것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 사이에는 친밀감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영상 중에는 무대 동선 문제로 멤버들끼리 싸우고 토론하다 화해하는 장면이나 연습실에서 동료가 만족할 때까지 녹초가 되도록 합을 맞춰주는 장면이 있다. 그들은 관계를 위해 결과물을 포기하지도, 목적을 위해 관계를 희생하지도 않는다. 자극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간다는 합의, 모두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신뢰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관계다.

    “춤, 노래, 퍼포먼스, 모든 면에서 서로 영향을 받아요. ‘아, 이 친구 괜찮네,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식이죠. 트러블이 있을 때 ‘팀이 왜 있지? 무엇을 위해서 팀을 시작했지?’ 생각하면 정신을 차리게 돼요. 저희도 처음엔 힘들었어요. 싸우기도 하고. 저희에게도 첫 사회생활이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멤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성공을 과시하는 셀러브리티 문화가 없는 한국에서 슈퍼스타로 산다는 건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고민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멤버들을 제외한 친구들한테 솔직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이 가식 같아서 별로일 때도 많아요. 멤버들과 얘기할 때는 온전히 솔직해도 되어서 좋아요.”

    인터뷰 중 그는 자주 ‘행복하다’ ‘좋다’ ‘다행이다’라는 말을 했다. 방탄소년단의 시계가 느려진 사이 일상인 박지민은 오히려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는 흔적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취향이 뭔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했어요. 많이 돌아보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요즘은 ‘너무’ 괜찮습니다. 행복해도 된다 느끼고요.”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건 뭐냐고 묻자 그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굉장히 게으르구나! 씻는 것도 귀찮아서 옷 하나 벗고 30분 돌아다니다가 또 하나 벗고 그래요. 하하.”

    슈퍼스타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그에게는 ‘가수로서 완벽하고 싶은 것과 별개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최근의 그는 무언가를 붙드는 대신 비워내는 데서 편안함을 찾은 듯하다.

    “그땐 취미가 없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괴로우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게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유산소 운동 하고, 친구들 만나고, 그 정도로 만족하고 살아요. 요즘 러닝을 하거든요. 처음엔 2.5km만 뛰어도 죽을 것 같았는데 하다 보니 8km까지 달리게 됐어요. 아무 생각 없이 바람 맞으면서 뛸 수 있다는 게 좋아서 러닝에 매료됐어요. 예전엔 혼자 있으면 생각이 많아져서 무섭고 싫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느끼고, 러닝이 생각을 비워내는 데 도움이 돼요.”

    2022년 1월 31일(현지 시간), 방탄소년단은 다시 한번 그래미에 도전한다. 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엔 팬데믹 때문에 온라인으로 공연을 대체했고 수상도 불발된 터라 팬들이 아쉬워했다.

    “그래미 수상은 저희가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후보에 떡하니 오를 줄이야! 기왕이면 수상해서 팬분들이 좋아해주면 좋겠어요. 하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자체가 기쁜 일이고, 가능하면 이번엔 직접 가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방탄소년단에게 더 많은 부문을 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래미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방탄소년단이 써나갈 전설이 아직 남았다는 즐거운 소식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이 세계 무대에서 인종주의, 에이지즘, 문화적 스노비즘을 하나씩 혁파하는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어차피 그것이 언젠가 벌어질 일이라 믿는다. 방탄소년단에겐 더 이상의 인정이 필요 없지만 그래미는 권위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 https://www.vogue.co.kr/?p=2632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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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Q 비하인드 컷 ( https://www.gqkorea.co.kr/2022/01/07/지큐-1월호-방탄소년단-비하인드-컷-공개/?ddw=101884&ds_ch=twitter&utm_source=twitter&utm_medium=SNS )

     

     

    VOGUE 비하인드 ( https://www.vogue.co.kr/?p=264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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